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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학과 미디어: 얼굴 이미지와 보도 방식의 상관관계

nuggur 2025. 2. 25. 13:32

오드리 햅번의 사진

 

우리는 매일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얼굴을 접한다. 뉴스에서 범죄 용의자가 등장할 때의 얼굴, 기업 CEO의 인터뷰에서 보여지는 얼굴, 드라마 속 주인공의 얼굴까지. 흥미로운 점은 미디어가 특정한 얼굴을 어떻게 묘사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이나 사회적 역할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뉴스에서 다루는 정치인의 얼굴을 보자. 같은 사람이지만, 어떤 기사에서는 강하고 신뢰감 있는 인물처럼 보이고, 다른 기사에서는 피곤하고 불안한 모습으로 보도될 때가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의로운 주인공은 선한 인상, 악역은 강하고 날카로운 인상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미디어는 얼굴을 단순한 신체적 특징이 아니라, 특정한 사회적 이미지와 연결시켜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그렇다면 관상학적 요소는 미디어에서 어떻게 활용될까? 뉴스, 드라마, 영화 속에서 특정한 얼굴형이 어떤 방식으로 보도되고 소비되는지 함께 살펴보자.

 


1. 뉴스와 얼굴: 보도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인상

뉴스는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

1) 정치인과 기업인의 얼굴: 신뢰감을 강조하는 방식

뉴스에서 정치인이나 기업인의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같은 사람이더라도 뉴스에서 어떤 사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인상을 줄 수 있다.

  • 신뢰감을 강조하는 얼굴: 정면을 응시하며 살짝 미소 짓는 사진, 깔끔한 조명 아래에서 찍힌 사진이 사용된다. 이 경우 해당 인물은 신뢰할 만한 지도자, 믿을 수 있는 CEO처럼 보인다.
  • 불안감을 조성하는 얼굴: 흐릿한 조명 아래에서 찍힌 사진, 피곤해 보이는 표정이 담긴 사진이 사용될 경우, 같은 사람이라도 신뢰도가 떨어져 보일 수 있다.

실제로 선거철이 되면, 언론사마다 같은 정치인을 다른 방식으로 묘사하는 걸 볼 수 있다. 지지하는 후보의 사진은 단정하고 안정적으로, 반대하는 후보의 사진은 다소 피곤하거나 권위적으로 보이게 편집하는 경향이 있다.

2) 범죄자 얼굴: 부정적인 인상을 극대화하는 방식

범죄 보도에서는 용의자의 얼굴이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 대부분의 뉴스는 용의자가 험악해 보이는 사진을 사용하거나, 흐릿하게 처리하여 부정적인 인상을 강화한다. 이는 사람들이 해당 인물에게 더 큰 혐오감을 느끼게 만들 수 있다.

반대로, 피해자의 얼굴은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밝게 보도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방식으로 뉴스는 얼굴을 통해 감정을 유도하고, 사람들의 인식을 조작하는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2. 드라마와 영화 속 얼굴 이미지: 역할에 따라 결정되는 인상

드라마와 영화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관객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정된다. 그 과정에서 얼굴형과 표정, 분위기가 캐릭터의 성격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1) 주인공과 조연의 얼굴 차이

  • 주인공: 선한 인상을 강조하기 위해, 대체로 부드러운 눈빛, 자연스러운 미소, 균형 잡힌 얼굴형을 가진 배우가 캐스팅된다.
  • 악역: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눈빛이 날카롭거나 강한 턱선을 가진 배우가 캐스팅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국 드라마에서 부드럽고 선한 인상을 가진 배우들은 대체로 착하고 성실한 역할을 맡는 반면, 얼굴 윤곽이 강하거나 카리스마 있는 배우들은 냉철한 재벌 2세, 범죄자, 권력자 같은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

2) 성별에 따른 이미지 차이

  • 여성 캐릭터:
    •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여성 캐릭터는 주로 둥근 얼굴형과 큰 눈을 가진 배우들이 연기한다.
    • 강한 커리어 우먼이나 악역 여성은 대체로 선이 뚜렷하고 날카로운 얼굴형을 가진 배우들이 캐스팅된다.
  • 남성 캐릭터:
    • 정의로운 주인공은 부드러운 인상과 따뜻한 미소를 가진 배우들이 맡는 경우가 많다.
    • 반대로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 권력형 인물들은 강한 턱선과 깊은 눈매를 가진 배우들이 연기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패턴은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하다. 헐리우드에서도 악당 캐릭터는 대체로 얼굴 윤곽이 강한 배우들이 맡으며, 착한 주인공은 친근한 인상을 가진 배우들이 캐스팅된다.


3. 미디어가 얼굴을 소비하는 방식의 문제점

미디어가 특정 얼굴형을 특정한 이미지와 연결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보일 수 있지만, 때로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1) 선한 얼굴 vs. 악한 얼굴의 이분법

뉴스나 드라마에서 선한 얼굴과 악한 얼굴을 나누는 경향이 강할수록,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특정한 얼굴형을 더 신뢰하거나 불신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날카로운 눈매나 강한 턱선을 가진 사람들은 차가운 인상을 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냉정하거나 공격적인 성격을 가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미디어가 이런 얼굴을 반복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와 연결시킨다면, 사람들은 그런 인상을 가진 사람을 실제로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2) 특정 얼굴형에 대한 선입견 조장

예를 들어, 드라마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대체로 거칠고 피곤한 얼굴을 하고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부유한 캐릭터들은 피부가 맑고 정돈된 인상을 준다. 이런 이미지가 반복되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외모와 사회적 지위를 연결짓게 되는 편견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미디어가 얼굴을 소비하는 방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결론: 얼굴을 보는 시각을 넓혀야 한다

미디어는 얼굴을 통해 특정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우리는 그 이미지를 통해 사람을 평가하는 습관을 갖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얼굴이 말해주는 것은 그 사람이 살아온 환경과 순간적인 감정일 뿐, 그 사람 자체를 완전히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뉴스에서는 같은 인물이라도 사진 한 장으로 완전히 다른 인상을 만들 수 있고, 드라마에서는 얼굴형에 따라 역할이 정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미디어가 만들어낸 얼굴 이미지에 너무 쉽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결국, 얼굴은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얼굴의 의미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조금 더 열린 시선으로 사람을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